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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및 이것저것/블로그 및 유튜브

브런치 블로그와 티스토리 블로그의 퓨전을 기다리며

티스토리를 알게 된 것은 상당히 오래됐지만, 직접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을 쓴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예전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왔고, 자뻑으로 판명나긴 했지만, 스스로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꾸준히 글을 써보니 이게 상당히 어려운 일어더라고요.


인터넷 환경에서 글을 쓰는 분들 중에, 글을 아주 쉽고 재밌게 그리고 유익한 내용을 독자에게, 스펀지가 물을 빨아드리듯, 글의 핵심내용을 거리낌 없이 흡수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장치들을 활용하는 것에 능한 분들을 보면 놀랍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글 위주로 즉, 자신이 독자에게 전달 하려는 내용 위주로 글을 쓴는 분들에게 이런 각종 화려한 연출장치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을 것입니다.



▲ 다음 네임을 떼버린 카카오 로고


몇 년 전에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에서 포털 사이트인 다음을 인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최근 기사를 보니 '다음카카오' 라는 사명에서 다음을 떼버리고 '카카오'라는 회사의 명칭을 쓰게 되었다고 나옵니다. 회사의 이름은, 대중들에게 회사의 이미지를 확연히 나타내는 또는 인식시키는 단어를 써야하니 카카오로의 변경은, 과거 만년 2등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꼬리표를 떼는 작업이기도 했으니, 그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봅니다.




▲ 브런치 (블로그) 로고


그런 카카오에서 브런치라는 새로운 블로그를 런칭했었네요. 티스토리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다보니, 다음 포털 사이트에서 제가 티스토리에 올린 글 노출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다가, '브런치'라는 블로그가 검색결과 페이지 상단에 많이 몰려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브런치는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블로그들과는 차별화된 전략의 컨셉으로 운영을 하려는 듯 보입니다. 일단 알아 둬야 할 것이, 브런치에 글 쓰는 사람을 블로거가 아닌 '작가'라고 명명하더라고요. 브런치의 작가가 되기 위해서 브런치 담당 관리자에게 자신(브런치 작가 희망자)의 글을 테스트 받아 통과 되어야 그때부터 브런치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 미적 감각이 뛰어난 브런치 홈페이지


브런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상당히 깔끔하고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브런치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같은 시스템을 어떤 분이 구상한 건지 몰라도 확실히 실력있는 분이 만들었다는 걸 인정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작가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데, 즉 내용이 알찬 콘텐츠를 생산하려고 노력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그런 환경 여건을 만들어 놓는 것에 브런치 제작자가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보입니다. 다른 블로그에서의 블로거들을 보면 이들은 많은 독자들의 호감을 받기 위하여, 기존 블로거라면 거의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스스로 포스팅을 꾸미고 연출해야 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제작진이 대신 해주고 '너희 작가들은 고품질의 콘텐츠 내용에만 신경써~' 라는 숨은 의도가 보인달까요.



▲ 진입장벽


예전에 '다음팟 플레이어'라는 개인방송이 가능한 플랫폼에서 한 번 개인방송을 해보려고 시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TV'라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개인방송 플랫폼이 있었고 그곳은 누구나 방송을 해볼 수 있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었죠. 그런데 다음팟 플레이어에서 방송을 하려면 운영자에게 테스트를 받아 통과가 됐어야 했었습니다.

 


다음팟 플레이어에 방송 신청을 했었는데 탈락 통보를 받으니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오더라고요. 아프리카와는 차별화 하는 전략이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다음팟 플레이어 플랫폼에서 개인방송 하려는 사람들에게 진입장벽을 만들어서 시청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구심점(방송하는사람) 역할을 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일부 운영 관계자가 검열하고 소수 운영진의 입맛에 맞게 선택하여 이끌어나간다?



진입장벽의 달인 우리 흥선대원군 이하응


결국 개인방송 플랫폼인 다음팟 플레이어는 뒤늦게 진입장벽을 없애고 누구나 방송할 수 있게 정책을 바꿨지만 현재 아프리카tv, 다음 팟 플레에이어, 유튜브, 트위치 라는 대표적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늘 4위의 시청자 수와 방송인(콘텐츠 제작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하고 그 중에서 대중들에게 선택받는 작가들이 나오게 해줘야지, 브런치 운영관계자가 자신의 편협할 수도 있는 잣대로 브런치에 글을 쓰려는 희망작가들을 평가하여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잘 만들어진 브런치가 점점 고립되고 발전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합니다. 


과거 조선 밖 세계에서는 사상과 물자가 자유롭게 교역하고 돈이 거침없이 흐르는데, 조선의 지도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은 이를 거부하고 조선이 세계의 국가들과 해야하는 교역의 문을 굳게 닫아버립니다. 이러한 행태는, 조선을 고립시키고 결국 자유로운 통상에 먼저 문을 열게되어 크게 성장하는 이웃국가 일본에게 식민지의 치욕을 당하게 되는 핵심 원인이 됩니다. 


물론 지금은 브런치 블로그 베타 기간입니다. 후에 브런치가 정식 출범했을 때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정책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일 브런치 블로그가 정식출범이 되어도 이런 쇄'필'정책을 여전히 유지하고 추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각해봤습니다. 브런치 운영진에게 간택되고, 운영진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브런치 작가들의 글들이 다음포털 검색결과 상위에 오르는 작위적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게된다고 상상해봅시다. 결국 브런치는 시작부터, 이용자들이 선택한 작가나 글이 아니라 일부 운영 관계자에게 간택된 작가들의 콘텐츠가 주로 만들어지는 상황이 되는데, 그런 브런치의 폐쇄성 때문에 결국 성장의 기회를 잃고 다른 경쟁 블로그 브랜드에 밀리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 개방형 블로그 대명사 티스토리


저는 어떤한 분야를 살펴볼 때, 항상 1등 단체가 제공하는 서비스 위주로 이용해왔습니다. 포털사이트는 네이버, 검색은 구글, 축구는 유럽리그를 주로 보는 등, 2등 이하의 단체 및 조직의 서비스는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티스토리라는 개방적인 블로그를 이용하다보니 네이버에는 거의 접속하지 않게 되었고 다음(카카오) 포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위주로 사용하게 되었죠. 저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이변이라고 봅니다. 휴대폰도 폐쇄적 IOS 시스템인 애플을 쓰다가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접하고 나서 그 개방성에, 그 자유도에 물들고 나서는 다시는 제재가 심하고 규정이 복잡한 플랫폼에 돌아갈 생각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 큰 규모의 다양성 확보는 곧 성장의 원동력


아무리 잠재력이 뛰어난 국민이 있어도 국가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국가원수와 각종 정책을 만드는 고위 공무원 및 사회 상위 지배계층이 잘못된 판단을 하고 그릇된 길을 제시하면, 국민들의 화합이 어려워지고 그로 인해 국가성장의 저조가 나타나게 되어 국민들이 누릴 혜택을 뼈아픈 기회비용으로 날리게 됩니다. 국가보다는 작은 조직이지만 기업도 결국 이용자들의 노동과 서비스 가치에 대한 지불비용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니 이런 대원칙을 간과하면 안 될 것입니다.


지금 카카오에서 가지고 있는 블로그 브랜드가 4개 정도 있습니다. 다음 블로그, 브런치, 티스토리, 플레인(모바일)이 있는데 머지 않아 카카오의 블로그들은 통폐합 처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브런치가 추구하는 가치인 콘텐츠 질에 대한 우대와 호감을 갖게하는 디자인의 바탕 위에 티스토리의 개방성과 수익성, 다음 블로그의 전통, 플레인의 모빌리티 타입의 장점이 섞이고 서로의 단점으로 지목되었던 것들을 과감히 개선하면서 이들의 퓨전으로 완성된 뛰어난 블로그의 탄생을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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