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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2 코너 맥그리거 VS 네이트 디아즈 2차전이 기다려지는 이유

2015년 12월, UFC 패더급 무패 파이터 조제알도가 도전자 코너 맥그리거에게 1라운드 초반 10초 정도에 카운터 펀치를 맞고 완전히 넉다운 되며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조제알도가 보여줬던, 패더급에서 다른 상대와 시합을 할 때의 모습인, 냉철하고 이성적인 경기운영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었습니다. 코너 맥그리거는 계속해서 조제알도에게 트래시 토크를 날리며 도발해왔었습니다.


알도 본인은 부정하지만, 1라운드에서 잽으로 상대를 괴롭히며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갔던 조제알도가 코너 맥그리거와의 시합 때는 극 초반에 온 몸을 던지며 펀치를 날리는 모습은, 맥그리거의 도발에 휘말려 카운터 펀치의 덫에 걸려든 것이 명백했습니다.



코너 맥그리거는 UFC 패더급의 챔피언이 되었고, 다시한번 조제알도의 도전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고 했지만 UFC 주최측에서는 조제알도와 껄끄러웠던 관계(조제알도는 UFC 선수 노조 비슷한 단체설립에 관심이 있음을 공공연히 밝혀왔다.) 때문인지 몰라도 알도와 맥그리거의 실력차이가 명백하게 보였기 때문에 티켓판매의 저조가 예상되며, 1차전이 끝난 후 바로 코너 맥그리거와의 재대결 기회를 주지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조제알도는 그동안 무패 전적에 너무나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파이터였기 때문에 그가 쌓아온 명성을 고려한다면 바로 재대결 기회을 주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조제알도와 맥그리거의 빠른 재대결은 무산됐고, 그동안 자신이 활동하는 패더급 체급보다 한 두 단계 위의 체급과 붙어도 문제없다고 발언해왔던 코너 맥그리거의 의견에 따라 자신보다 한 체급 위의 챔피언과 이벤트성 슈퍼파이트를 붙기로 했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성사가 실패하고 두 체급 위인 네이트 디아즈와 2016년 3월 초에 붙게 됩니다.




그동안 코너 맥그리거는 마치 예언자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말한 내용 그대로 상대를 이겨왔고, 특히 극강의 챔피언 조제알도를 1라운드에 박살내겠다는 말을 현실로 실현시키며, 자신보다 높은 체급 선수와 붙어 이기겠다고 호언장담하는 맥그리거에게 사람들은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격투기는 체급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결국 물리적으로 사람이 맞부딪혀 싸우는 활동에 물리법칙이 적용되며, 물리법칙 공식에 사용되는 수치는 체중과 키 리치등이 절대적입니다. 만약 체급을 없애고 오로지 강한 사람만 가리는 시합이 이루어진다면 한정된 몇몇 헤비급 선수들만이 주목받는 시합이 만들어질 것이고, 나머지 수많은 선수들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시합을 운영하며 벌 수 있는 돈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체급으로 구색을 맞추게 됩니다.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담배입니다. 그렇다고 오로지 담배만 진열해서 팔면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게 되는 현상과 같습니다. 다양하고 많은 제품을 구비해 구색을 갖추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만들며 찾아오게 만듭니다. 그런 차원에서 UFC에 여러 체급이 만들어지는 것이며, 다른 투기 종목의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체급의 차이가 상관없다고 배짱부리며, 실제로 적극적이며 능동적으로 본인 스스로를 이런 불리한 상황으로 몰고가고, 이기기 힘든 시합을 추진하는 건, 코너 맥그리거가 거의 처음인 것입니다. 예전부터 높은 예언 적중률을 보여왔던 코너 맥그리거가 이번엔 체급무시 발언이 이어가니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코너 맥그리거라면 상식을 깨뜨리는 결과를 낼 수도 있겠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체급 위의 네이트 디아즈가 승리하였습니다. 코너 맥그리거는 자신보다 작은 선수들을 상대로 펼친 그동안의 시합에서 보여준, 특유의 정확한 펀치를 네이트 디아즈전에서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1라운드 내내 자신의 가장 강한 무기인 왼손 스트레이트 펀치를 던져봤지만 상당수가 빗나가게 됩니다. 몇 발 맞혔으나, 체급이 작은 선수는 펀치력 또한 약하기에 자신보다 높은 체급의 선수에게 큰 데미지를 주지는 못해 안정을 찾은 네이트 디아즈의 반격으로 맥그리거는 쓰러지게 됩니다.



예전에 맥그리거와 채드 멘데스의 시합을 보는데, 맥그리거의 왼손 스트레이트에 쓰러지는 멘데스를 보고 해설자가 코너 맥그리거의 펀치력이 강하다는 멘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펀치가 강하고 약하다는 개념은 상대적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원래 작은 체급인 맥그리거의 펀치가 비교대상 없이 강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고, 명확하게 말하자면 맥그리거는 아주 정확한 적중률로 누적데미지를 입히는 게 맞습니다. 작은 체급의 선수끼리 붙는 시합을 보면 수많은 펀치가 난무하는데도 ko는 커녕 스테미너까지 초반 상태를 유지하며 많은 라운드 수를 소화하는 모습도 보게되는데, 이는 체급별 펀치 중량감의 가산과 감산 정도가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확도와 데미지 누적으로 상대를 쓰러뜨려온 맥그리거가 디아즈전에서 리치차이로 인해 펀치 적중률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맥그리거 본인은 당황하고 디아즈는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거기다가 디아즈는 가드가 상당히 탄탄합니다. 반면에 맥그리거는 이소룡과 같은 파이팅 포즈를 가지고 있어 안면 가드가 용이하지 못합니다. 디아즈는 원투펀치로 맥그리거의 안면을 적중시키고, 데미지를 받은 맥그리거가 무리하게 디아즈를 향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려다 디아즈의 서브미션에 걸려 탭을 치게 됩니다.



2016년 8월 21일 UFC 202에서 다시 한 번 코너 맥그리거와 네이트 다이즈의 시합이 잡혔습니다. 상당히 재밌는 건, 1차전과 같은 체급으로 진행이 된 다는 겁니다. 코너 맥그리거 또한 체중을 불리겠지만 계속 체급에서 페널티를 감수하고 디아즈와 싸우려 한다는 겁니다. 맥그리거는 감각적인, 자신에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놓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있습니다. 



카포에라와 같은 화려한 돌려차기와, 이소룡과 같은 파이팅 포즈, 화끈한 타격과 같은 요소도 그렇지만 맥그리거만이 가지고있는 스타성은 그의 패기에서 나옵니다. 그 동안 맥그리거를 보아오면서 레알 마드리드 팀에서 뛰고있는 축구선수 호날두가 떠올랐습니다. 최고의 실력 위에서 나오는 무한한 자신감은 충분히 부럽고 탐나는 요소입니다. 그 자신감은 깨지지않는 자존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난공불락같은 자존감을 가진 케릭터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UFC 202에서 코너 맥그리거 대 네이트 디아즈 시합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코너 맥그리거의 강한 멘탈이 2연속 패배로 인하여 어디까지 데미지를 입을지, 그리고 그 데미지는 맥그리거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 알고싶기 때문입니다. 그는 비즈니스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있기도 하며 상당한 수준의 이미지 메이킹 실력에, 거친 전사와 같은 호쾌함도 가지고 있어 분명 일반인들도 배울 점이 있는 인물입니다.


코너 맥그리거는 안정적인 경기매칭으로 지속적인 명예와 수입을 얻기보다는 네이트 디아즈와 시합이라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도박 수를 던졌습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벌이는 맥그리거는 특별한 사람이고 특별한 사람은 특별한 결과를 만듭니다. 스페셜가이 맥그리거의 시합에서 그의 화려한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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