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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6 최두호 VS 컵스완슨 경기의 관전 포인트

많은 사람들이 UFC 206을 기다렸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원더보이' 최두호 선수가 컵 스완스이라는 페더급의 중간보스를 만나기 때문이다. 최두호와 컵스완슨 경기 뿐만이 아니라 요즘 정말 잘하는 맥스 할로웨이와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한 체급을 내린 타격의 왕자 앤소니 페티스의 시합도 있고, 세로니와 가스텔럼 경기도 있기 때문에 큰 기대가 된다.


하지만 격투 팬들에게, 솔직히 UFC 206에서 어떤 시합을 가장 기대해었는지 물어본다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바로 이 경기를 보기위해서 UFC 206을 시청하겠다고 답변 했을 것이다.



▲ 코미어와 존슨의 UFC 206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전. 그러나 취소 됐다.


하지만 코미어가 부상을 이유로 UFC 206에 불참한다고 전해왔다. 솔직히 설마설마 했었다. 코미어와 존 존스가 서로 예정된 시합 펑크내기도 했었고, 이게 무슨 타이틀 샷 경기는 한 번쯤은 미뤄지는 게 전통이 된 마냥, 기대된 경기들이 자주 취소됐기 때문에 이번 UFC 206의 코미어와 존슨의 경기도 취소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시합을 기다렸던 것이다. 직접적인 관계자는 더 하겠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서도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UFC 206 에서 최두호 선수가 나오기 때문에 실망만 할 수 없다. 한국선수가 나온다고 해서 다른 선수보다 더 응원하고 그런 타입이 아니지만, 최두호는 다르다. 확실히 주목을 받을 만큼 실력이 좋다.




위 사진의 파이트 카드를 보면, 컵 스완슨은 23승 7패를 한 베테랑 선수다. 172 cm 정도의 작은 키에 비해서 동체급 평균보다 살짝 긴 177cm의 리치인 팔길이를 보인다. 최두호는 177 cm의 키에 컵스완슨과 같은 리치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분당 타격 횟수인데 컵스완슨이 1분당 3.5번의 적중 타격을 보여주는 반면 최두호는 7번을 때린다. 거기다가 적중률도 66퍼센트 정도로 좋다. 재밌는 건 둘다 테이크다운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화끈한 타격전이 될 것은 명백해서 재미 없을 수가 없을 것이라는 것!




선수들의 특징을 알면 시합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최두호는 뛰어난 타격 정중률과 송곳같은 원투펀치로 상대에게 누적데미지 차곡 차곡 쌓아가는 타입이다. 특히 그동안, 사실상 패배가 없는 (14승 1패) 경험들로 인해 최두호의 멘탈은 난공불락성이다. 사실 격투기 시합에서 멘탈 컨디션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최두호에게 트래시 토킹 이나 경기 외적인 도발을 해서 경기력을 흐트릴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을 최두호의 큰 장점으로 평가한다. 선수들은 시합 직전에 상대방 얼굴의 표정을 보면 이길지 질지, 상대방이 더 강한지 내가 더 강한지 감이 온다고 한다. 근육이 세밀하게 발달하고 밀집된 얼굴에 미세하게 나타나는 표정변화로 상대가 날 부담스러워 하는지, 또는 도저히 급이 다른 사람인지, 상대방의 심리가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드러나기 때문인데, 최두호 표정은 시합 직전인데도 그렇게 편안해 보일 수가 없다.




위 사진은 최두호가 2016년 여름에 가졌던 티아고 타바레즈와의 시합 때 원투 펀치로 경기를 끝내는 모습이다. 거리 감각은 마치 코너 맥그리거를 보는 듯 했다. 상당히 빠르고 정확하며 타이밍을 본인이 의도할 때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는데 그래야 자신의 흐름이 나오고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체격과 체급이 비슷한 코너 맥그리거와 최두호의 시합이 이루어져서 과연 내가 상상한 구도가 나오는지 알아보고 싶다.



또한 최두호는 눈이 좋아서 카운터 감각이 뛰어나다. 천부적인 복싱 재능을 가졌는데, 사실 타격과 타격이 맞부딪히는 상황에서 한쪽의 카운터가 미세하게 우월하여 상대의 체중까지 더해 큰 데미지를 주는 능력을 보인 선수들은 일류 선수로 평가해도 과하지 않다. 그러나 최두호는 아직 UFC에서 경험도 적고 정상급 선수와 붙어본 적이 없으며, 그라운드에서 서브미션에 대한 검증도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맥그리거처럼 타격 능력이 월등해서 테클 방어만 성공하면 다시 자신의 흐름으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컵 스완슨은 뭐랄까. 끝판왕을 잡으러 가야하는 과업을 지닌 전사가 꼭 거쳐야 하는 중간보스라고 할 수 있겠다. 컵스완슨은 얼굴도 잘생겨서 할리우드 영화에 중간보스 역할로 나오는 조연급 영화 배우로 활동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확실히 컵 스완슨은 페더급의 최강자이라 불리우는 1그룹에 있는 선수들에게 모두 패했다. 조제 알도, 프랭키 에드가, 맥스 할로웨이 등 이들에게 패한 것인데 역시 질만한 사람들한테는 모두 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최두호로서는 페더급의 중간보스 컵스완슨을 꺾어야 진짜 강자들과의 싸울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고 컵 스완슨의 가치인 경험과 뚝심을 얕봐서는 안되겠다. 컵 스완슨의 묵직한 펀치에 걸리면 가벼운 페더급 선수들은 견디기 힘들 것이고 최두호도 마찬가지로 넉다운 패를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컵스완슨의 주무기인 레프트 훅


코너 맥그리거가 왼손 스트레이트의 달인이자 레프트 코너 스트레이트를 주무기로 활용하는데 도가 텄다면, 컵스완슨은 훅의 달인까지는 아니더라도 확실히 본인의 주무기로 훅 펀치를 삼고 있다. 훅 펀치는 체중을 크게 실어 상대의 턱에 적중시켜 기절시키는 게 주 목적이기 때문에, 컵 스완슨을 상대로 하는 선수가 거리를 재는 능력이 부족하거나, 순간 방심하면 저 레프트 훅 펀치에 맞아 시합이 그냥 끝나기도 한다. 그러나 스완슨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펀치를 휘두를 때, 자꾸 자신의 균형이 흐트러진다는 점이다. 고개도 많이 숙이거나 옆으로 치우쳐져서 펀치를 친 사후 시야확보도 어려워 카운터에 능통한 최두호에게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컵 스완슨이 대 최두호에 대비하여 특별한 그라운드 전략을 가지고 오지 않는 이상, 타격 스킬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최두호의 승리가 예상 된다. 그 이유로, 잘 안보고 럭키성 적중을 바라는 붕붕펀치는 확실히 한계가 있는데, 그 붕붕펀치를 자신의 주무기로 활용하는 컵 스완슨이 4위 이상으로 올라 갈 수 없는 원인이 정확한 시야 확보가 최우선시 되는 1~4위 최고 컨텐더 그룹에게는 컵스완스의 훅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두호가 가진 UFC 3경기가 모두 1라운드에 끝나서 사실 정보가 많지 않다. 만약 컵 스완슨을 정확한 타격으로 KO시킨다면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전도 빠르게 잡힐 듯 싶다. 조제 알도가 공헌한 대로 코너 맥그리거를 잡으러 체급을 올리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최두호와 컵스완슨의 경기를 주로 언급했는데, 이 외에도 사실 위 사진처럼 흥미진진한 경기가 있으니 2016년 12월 11일 UFC 206은 놓쳐서는 안되겠다. 만약 시간이 지난 후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유튜브 등에서 지나간 경기도 찾아 볼 수 있다. 내가 한국인만 아니었으면 사실 최두호와 컵 스완전 경기보다 맥스 할로웨이와 앤소니 페티스 경기를 주로 분석해봤을 것이다. 




하루 빨리 존 존스가 UFC에 복귀해서, 라이트 헤비급 체급에서, 위 사진처럼 라이트급 삼분지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싶다. 존 존스는 그 천부적인 재능을 이상한 행동들로 썩히고 있는데, 나이에 장사 없다는 말 처럼 존존스 본인이 지금 최고 전성기인 나이고, 최고 전성기인 그때 활동하는 존존스를 보고싶지, 다 늙은 존존스 경기는 좀 흥미가 떨어질 거 같은 거는 사실이지 않는가? 최두호도 자신의 전성기가 될 30대 중반의 나이까지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