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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생명체 발견 : 벌새인가? 호박벌인가?

최근에 동네 근처로 하이킹을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높은 산이 아니라서 별 생각 없이 도로변에서 주위를 살피며 걷고 있는데 이상한 곤충 같은 것이 근처로 날아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호박벌인 줄 알았습니다. 호박벌이 벌 중에서 덩치가 꽤 크고 날아다닐 때 소리도 커서 눈에 확 띄거든요. 근데 좀 자세히 보니깐 호박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가까이 다가가봤는데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벌새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다큐멘터리나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기에 전형적인 벌새 생김새는 알고 있거든요. 애매하네요.




↑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한 것입니다. 그 영상을 사진으로 캡쳐한 것이죠. 위 사진에 보시면 중앙에 작은 곤충 같은 게 꽃에서 꿀을 빨고 있습니다.





↑ 처음에는 호박벌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보니깐 확실히 벌 종류는 아닌 것 같네요. 뒤에서 보면 좀 통통하고 둥글둥글해서 호박벌인 줄 알았죠.




↑ 위 사진에 나온 벌이 호박벌인데 이렇게 가슴과 배 부분이 구부정한 모양이 동글동글하고 덩치도 꽤 크죠. 호박벌은 영어로 carpenter bee 라고 하더라고요. 목수 벌? 이라고 해석이 되는데 왜 카펜터비라고 하는지는 궁금해지네요.




↑ 아무튼 호박벌이 아닌 걸 알게된 후 계속 촬영을 하면서 지켜봤습니다. 이게 영상으로만 보던 벌새 (bumming bird) 인가 생각이 들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벌새와는 차이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우선 새 종류에는 없는 더듬이가 한 쌍이 있죠. 그리고 벌새는 작지만 얇고 긴 부리 (주둥이) 가 있는데 제가 촬영한 이 생명체는 부리가 아니라 나비나 나방처럼 대롱 (꿀 빨아먹는 빨대) 가 달려있더라고요. 혹시 작은 부리에서 대롱이 길게 나온 게 아닌 가 싶어서 촬영할 때도 유심히 봤고 영상도 돌려서 봤는데 대부분 대롱으로 보입니다.




↑ 위에 보이는 사진이 벌새 (hummingbird) 입니다. 영락없는 새죠. 작은 새. 더듬이 같은 건 없고 부리는 얇고 가는 주둥이 형태입니다. 물론 저 부리 안에서 혀 같은 조직이 길게 나와서 꿀을 빨아먹더라고요.




↑ 하지만 이 녀석은 뭔가 좀 이상합니다. 몸 형태는 새우와 비슷한데 그래서 스타크래프트의 비행 유닛인 뮤탈리스크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더듬이 2개가 무슨 달팽이처럼 나와있고 주둥이 (대롱) 부분은 나방이나 나비의 대롱처럼 길게 빠져서 빨대가 꺾인 모양 처럼 시옷 (ㅅ) 자로 꿀을 빨고 있습니다.




↑ 날갯짓은 확실히 벌새처럼 엄청 빨랐습니다. 공중에서 호버링 (hovering, 공중 정지 비행) 을 하는 건 벌새나 벌이나 마찬가지인데 이 생명체도 호버링이 일품이었습니다.




↑ 아무튼 정말 신기한 생명체를 가까이에서 보게되니 나쁘지 않더라고요. 혹시 이 생명체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들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또 곤충이나 절지류 중에 하나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 어떤 친절한 분이 이 생명체의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박각시 나방' 이라는 곤충인데 벌새와 많이 혼동한다고 하더라고요. 구글에서 박각시나방을 검색하면 경향신문 기사로 재밌는 칼럼식 글을 볼 수 있는데, 이화여대 교수가 벌새와 박각시나방을 설명하는 글입니다. 짧고 재밌어요. 특히 convergent evolution (집중 진화, 수렴진화) 에 대한 이론을 박각시나방과 벌새를 비교하며 설명해주는데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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