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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이야기들/인물과 사건

6차 청문회가 가지는 의미 : 800년을 기다린 만적의 한

2016년 겨울,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개입 여부 유무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구성되고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관련 증인들과 참고인들을 소환하여 국회의원들이 질문과 추궁을 하고있지만 증인들과 참고인들에게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충분한 정보와 해명이 나오지 않고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그리고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은 동행명령장이 발부되었는데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국회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국조특위에서는 2016년 12월 26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국정조사 특위 6차 청문회 일정부터는 최순실과 안종범이 있는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 등에 직접 찾아가는 청문회 서비스를 하기로 의결된 상황이라, 26일 구치소에서 최순실 등 관련자들에게 청문하는 진풍경이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 국회의사당 야경 (국회홈페이지)


저는 사실 의원들에 대한 첫 첫인상이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제가 20대 때 운 좋게도 큰 회사에 입사하여 매장에서 수습생활을 하고있었고 야근 업무를 하고있었는데, 어떤 키 작은 사람과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제가 근무하는 매장에 방문을 하더라고요. 그들은 살짝 술에 취한 듯 보였습니다. 그 사람들이 스낵을 하나 고르더니 대뜸 옆에 비서로 보이는 사람이 저한테 이 사람(키 작은 사람)이 누군지 아냐고 모 시의회 의원이라고 거들먹거립니다.


그 말을 들은 키 작은 사람(시의원)이 우쭐거리면서 스낵을 개봉하고 나더니 계산대에서 절 뻔히 바라보면서 실눈을 뜨고 과자 부스러기를 일부러 계산대에 뿌리는데 성질같아서는 둘 다 그 자리서 때려눕히고 싶었지만, 시의원이라는 해당 지역에서 권력을 쥔 자가 이제 막 운좋게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사원 하나쯤을 날려버리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시의원에게 항의했다가는 내가 짤리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소속된 회사의 임직원들도 곤란해지겠다 싶었습니다.




▲ 항거는 자신의 권리를 찾는 근본적인 행동


결과적으로는 시의원 과자부스러기 사건은 제 인생에서 평생 잊혀지지 않을 제가 바보같이 행동한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그깟 회사의 말단 직원자리가 뭐라고 시민들을 대표해야하는 시의원이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어이없는 모습에 아무런 말도 못했었는지. 만약 항거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과시적인 행동에 찍소리 못한 것이 굉장히 후회스럽습니다.


또한 조례를 만드는 시의원을 과대평가 하며 지레 겁먹었던 이런 행동은 회사 생활 내내 부당한 억압에 끊임없이 굴복하고 타협하는 습관으로 이어졌고 결국 그런 인간이 되기 싫어 그 조직을 나오게 되었으니, 기왕 나올 거 할말은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위에서 말한 의원에 대한 첫인상은 국회의원이 아닌 시의원을 말하는 것이나, 국회의원도 오죽하겠나 싶었지만, 세월이 지나고 민주주의에 대한 시스템의 이해가 높아지니 그동안 제 스스로 생각의 오류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 존 애덤스 위컴 2세 (1928~ )


전두환 정권을 반석위에 올려놓는데 어느정도 공이있던 존 위컴 (존 애덤스 위컴 2세)은 한국인들을 들쥐와 같다고 말해서 한국인들에게는 유명한 인물입니다. 정확히는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아서 그들의 리더가 누가되든 따르고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 시스템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하죠. 존 위컴을 무조건 비난하기 보다는 왜 존 위컴이 그런 생각을 가졌는지 생각해보면 반박논리가 더욱 견고해집니다.



존 위컴은 당시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관이었는데, 존 위컴은 미국인이죠. 미국이 민주주의를 확립하기부터 그 민주주의 시작점까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쯤의 영국의 명예혁명(1688)이 나타납니다.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왕정에서 국민의 대표인 의회가 왕의 주요 권한을 뺏어오는데 성공하는 무혈혁명을 말합니다. 여기서 잉글랜드만 무혈혁명이었고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에서는 역시 무력충돌로 많은 이들이 희생당하면서 의회 민주주의가 시작되게 됩니다.




▲ 영국의 권리장전(1689)


영국이 명예혁명으로 의회 민주주의의 시작을 선언하고 권리장전을 통해 의회 제정법을 구축합니다. 미국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영국에서 오래전에 민주주의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 영국을 떠난 이민자들이 신대륙에서 미국을 건설하는데 미국에서도 독립전쟁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피를 바탕으로 미국이 헌법이 탄생하고 지금의 초강대국 미국을 만든 민주주의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결국 민주주의의 가치가 얼마나 귀중한지, 그 민주주의의 가치를 만들고 수호하기 위해 셀 수 없을 사람들의 희생을 몸소 겪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민인 전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보기에 한국은 그런 과정을 겪지 않았다고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민주주의 시스템이 과분하다고 생각하여 한국인 들쥐 발언을 한 것입니다. 


존 위컴이 보기에 왕정국가에서 일제식민지로 전락하고 미국의 힘으로 독립을 하여 군사독재정권 하에 살아가는 당시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살아가기엔 미흡해 보였을지 몰라도 그것은 한국인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아서 생기는 판단의 오류입니다. 제가 민주주의를 잘 몰랐던 시절에 의원들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것과 마찬가지의 오류죠.




▲ 만적 (?-1198)


고려 왕 신종이 있던 고려시대는 무신들이 정권을 잡고있던 시기입니다. 만적의 난이 있던 1198년에는 최충헌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던 때였는데, 만적은 당시 최충헌의 솔거노비(주인 집에 머물며 사역하는 노비)였던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의민이라는 천민출신 인물이 최고 권력자까지 오르는 사례를 본 만적은 왕후장상(왕과 제후 장수와 재상)이 되는 것에 천하고 귀한 씨(신분)가 따로 있냐며 노예들을 모아 자신들의 주인을 죽이고 노비문서를 불살라 노비신분에서 벗어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그런 민란모의는 최충헌에게 발각되어 난의 주동자들 및 주요 참여자 노비들 100명이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산 채로 수장되는 비극을 맞게됩니다.




▲ 대동여지도 (1861, 조선시대 김정호)


우리나라 최초의 신분해방운동으로 평가받는 고려시대의 만적의 난에 이어 조선시대까지 수많은 민란이 일어나 백성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위해 봉기하기도 하고 왕에게 읍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식민지시대에는 독립운동을 하고 미군정 때는 공화정권을 세우려 노력했고 군사독재시절에는 국민들이 민주정 정치를 요구하였습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전신이 되는 국가들에서 의회 시스템을 구성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분명한 것은 서양의 합리적인 계약문화와는 다른 동양의 유교문화가 통치이념으로 자리잡고 있었기에 그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서 동서양의 민주주의 발현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근본정신은 결국 저항의식입니다. 나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소수 기득권층과 지배층에게 항거하여 나의 권리와 자유를 찾고 그것을 수호하려는 정신은 고려와 조선시대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DNA속에 저장되어있는 코드입니다.




▲ 대한민국 국민들의 대표기관 국회의사당 (국회홈페이지)


이미 갑오개혁 때 노예제는 공식적으로 폐지가 됐습니다. 표면적으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는 만적같은 노비, 노예들은 없는 것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노예를 찾아보면 '인간으로서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빼앗긴 채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하고 남에게 사역(부림)을 당하는 이라고 정의합니다.


여러분들은 과연 노예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자유와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며 피라미드형 계급체계인 조직에 속해 상관이 지시하는 일을 마지못해 하고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현대인들은 민주주의를 계속적으로 추구하여여 하고 인간의 최고 가치인 자유를 찾고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 위성으로 본 아름다운 대한민국


지금 현재로써는 그 방편으로 대의 민주제를 택하여 국민들의 대표로 국회의원을 선출해 일을 맡기고 있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다수를 대신하여 국가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로 여겨지는 업무를 하고있으며 그런 국회의원이 청문회에서 국정농단 의심세력들에게 질타를 가하고 의혹을 해소하려는 것은, 국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입니다.


존 위컴의 들쥐발언이 망언이자 궤변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대신해 청문회에서 혼신을 힘을 다해 국민이 바라는 것을 얻어내는 국회의원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힘을 실어주며, 그렇지 못한 국회의원에게는 잘못됨 점을 짚어주고 말을 듣지 않으면 항거해야 하는 모습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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