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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이야기들/인물과 사건

연산군 : 예측불가 연산군의 최후에서 알 수 있는 것

적통을 이은 적장자로서 조선의 10대 왕이지만 조선이 건국 된 이래 처음으로 신하들에게 왕위에서 폐위된 연산군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폭군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패륜 등을 저지른 기록들이 연산군일기(실록)나 야사 등에 적혀있어 소상히 그 연산군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뿐만이 아니라 지금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에는 계급이 존재하고 지휘계통이 있으며 조직의 색깔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명하복의 메커니즘은 그 조직을 운영하는 시스템적 메커니즘으로 작동되고있습니다.


여기서는 연산군이라는 인물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 그룹을 지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뿐만이 아니라 거기에 속한 리더와 그 부하직원의 역학적 구조 그리고 운영시스템의 생존성과 지속성의 원리적 중에 가장 알기쉬운 내용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 연산군 (1476-1506, 본명: 이융) *다음 영화 간신 포스터 中


조선에서 태종, 세조와 같은 ~종, ~조 묘호를 받지 못한 왕이 두 명 있습니다. 그 두 명이 연산군과 광해군인데 이 연산군과 광해군은 신하들에 의해 왕에서 폐위되고 ~군이라는 왕자에게 붙여지는 칭호로 불려지게 됩니다. 연산군 자신의 아버지인 성종이 지금으로 따지면 장관급인 대신들과 언론직인 대간(언간)들과 함께 유교적 명리명분에 맞게 경연(왕과 신하들이 유교경전 대해 논하며 공부 및 국정방향 논의)을 통하여 조정의 힘의 균형을 맞춰왔습니다.



대쪽같은 언론직 대간들이 자신의 아버지인 조선 왕 성종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모습을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못마땅한 행태로 여긴 연산군은 훗날 자신이 왕이 됐을 때, 연산군 본인이 느끼기에 신하가 왕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으로 여겨지는 일들은 일체 용납하지 않고 그런 일에 잔인한 형벌을 내려 공포정치를 시행하게 됩니다.



▲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의 연산군 *다음 영화 왕의남자 포스터 中


사화라는 것은 선비 사(士)자에 재앙 화(禍)자를 쓰는 단어로, 즉 당시 선비들이 반대파들에게 몰려 죽임을 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연산군 때 무오사화(1498)와 갑자사화(1504)가 벌어지게 되는데 무오년에 일어난 사화는 당시 세력이 커졌던 대간직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대신들과 연산군의 대립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 항우가 초나라 회왕 의제를 죽이는 장면을 연출한 인형극


이극돈과 유자광 등은 실록에 기록되는 내용의 원 소스인 사초에서 자신들과 뜻이 다른 사림파 김일손이 연산군의 할아버지인 세조에 대해 왕위를 찬탈한 바람직하지 않은 왕이라는 안좋은 뉘앙스의 글을 썼다고 연산군에게 알립니다.




김일손의 스승 김종직이 예전 중국에서 초나라 항우가 권력을 잡기 위해 초나라 의제를 죽이는 것에 대해 조(弔) 즉, 슬픔을 표현했고 이 내용을 제자인 김일손이 사초에 실었다는 것은 세조가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것을 비난하는 일이라고 이극돈과 유자광이 연산군에게 고한 것입니다.



조의제문 건으로 많은 사람을 죽이는 연산군


연산군은 이 기회를 살려서 평소 기세높은 대간들을 찍어 눌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조의제문에 관련된 자들을 대거 처형합니다. 대신들을 견제하던 대간들이 무오사화로 인해 세력이 줄자 이번에는 대신들의 힘이 커지게 되고 마침 연산군 자신의 어머니인 사사된(사약으로 죽은) 폐비 윤씨의 죽음을 명분으로 많은 관련자들을 더 죽이게 되는데 이것이 갑자년에 일어난 갑자사화입니다.



▲ 처용무 춤을 잘 췄다는 연산군


결국 무오사화로 연산군은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훈구파와 사림파 핵심세력을 거의 제거하고 완전한 연산군 독재체제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며 우리가 잘 아는 막나가는 연산군의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정사나 야사에서 연산군이 행했던 일들을 살펴보면 믿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고 패륜적이며 당시 유교국가인 조선에서 그 조선의 왕이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일들을 벌입니다.



 실록 (연산군 일기) 등의 기록에 적혀있는 연산군의 각종 패륜적 행위


하지만 성희안, 유순정, 박원종 등의 반정세력에 의해 연산군이 폐위되고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중종이 조선 왕으로 옹립되면서 연산군이 폐위되어야 하는 정당성과 명분을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해야 했기에 분명히 그런 맥락에서기록된 연산군의 각종 패륜적 행위들은 실제보다 과정 날조되었을 것은 분명하나, 그 패악질의 수위정도에 차이가 있었던 것이지, 없던 일을 전부 지어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 걱정과 두려움의 근원은 미지(알수 없는 것)로부터 시작


흥미로운 점은 중종반정을 일으킨 주도세력이 연산군쪽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상대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을 수 있고 부족한 점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연산군에게 많은 혜택을 받으며 자신들의 반대세력과 반목이 깊은 상황에서 연산군쪽 사람들이 먼저 연산군을 치는 것이 아이러니한데 그 원인은 연산군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고 그 두려움은 예측불가능한 연산군의 행동패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이념과 가치관에 의해서 대체적으로 일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통일된 행동을 보입니다. 타인은 어떤 특정인을 판단할 때, 그러한 그 사람의 개성와 특질을 패턴화 하여 인식하게 되고 그러한 인지로써 그 특정인을 정의하고 그 사람의 행동양식을 예측하게 되는 것입니다.



▲ 환관 김처선을 활로 쏴죽인 연산군


하지만 어떤 인물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면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일들은 계산할 수 없는 위험적인 요소들을 내재하고 있고 그 예측할 수 없는 특정인을 주기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예측 불가능한 사람과 관계함으로써 안정되지 못한 심경을 가지게 되고 불안해지며 거기서 촉발되는 예측되지 않는 돌발상황에 공포심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 공포로 다가오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여러분들 주위에도 이런 예측 불가능한 분들이 있거나 한 번쯤은 과거에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자신의 상관이거나 나보다 위의 계급에 위치한 사람이라면 그 불안함과 두려움은 상당히 강도높고 빈도있게 다가오게 됩니다. 연산군은 자신이 평소 아끼던 김처선이라는 내관(내시)이 연산군에게 행동거지를 올바르게 할 것을 충언하자 잔인하게 김처선의 사지를 자르고 활로 몸통을 쏴서 죽입니다. 또 어머니 폐비 윤씨에 관련하여 갑자사화로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이들이 희생되기도 하게 됩니다.



▲ 과거 일본의 정변


때문에 견제세력이 없는 연산군은 독재적인 행동으로 원리원칙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했으며 이러한 연산군의 폭정은 신하들에게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패턴이었고 신하들에게는 이런 연산군이 공포로 다가오고 때로는 수치심이 느껴졌을 겁니다. 장녹수라는 노비출신 의 여인은 연산군의 총애를 받아 권력을 얻게 됩니다.



장녹수는 여러 신하들의 아내들을 연산군에게 낙점시켜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일련의 이런 사회불순적 일들로 언제 쿠테타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에 유순정, 성희안, 박원종 등이 먼저 발빠르게 중종반정을 일으켜 연산군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 불신은 조직을 와해시키는 주범


반정공신들이 연산군이 있는 궁궐까지 이르자 그곳를 지키고있던 연산군을 호위할 의무가 있는 많은 병사 및 신하들이 황급히 수채구멍으로 도망갔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것 또한 이들에게 평소 연산군에 대한 신뢰가 없는 원인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연산군은 많은 이들에게 언제 무슨 명을 내릴지 모르는 예측불가능한 위험인물로 각인된 것입니다. 그래서 위기 상황이 오면 위협은 피하거나 제거하고 보는 것입니다. 비록 연산군같은 인물은 조선시대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연산군은 신하들에게 말하기를 삼가라는 뜻의 신언패를 차게 하다.


견제세력이 없는 조직이나 커지는 힘을 얻게 되고 누가 뭐라하지 못하니 그 힘을 마음대로 휘두를 개연성이 높아집니다. 후에는 분명 그 힘을 남용하게 되고 많은 이들이 그것으로부터 피해를 입게 되는데, 결국 그 남용된 힘은 몇 배로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됩니다. 연산군 뿐만이 아니라 많은 수의 독재권력자들의 최후를 보면 컨트롤 못한 힘의 반작용으로 다른세력에 의하여 제압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되는데, 지금 우리가 사는 현대에도 과거와 다를 바 없습니다.



▲ 진정한 리더의 의미


결국 자신이 어느 조직의 리더이고 자신과 그 조직을 오래 생존하게 만들고 번영시키려면 리더 자신의 원칙과 가치관대로 부하직원들에게 리더의 행동패턴과 사고양식의 예측가능성을 안겨줘서 그 부하직원들을 불안하지 않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연산군이 결국 절대권력에서 쫓겨나 강화도 교동 유배지에 유배되어 죽임을 당한 최후에서 알 수 있는, 리더의 자질 조건 중에 중효하고 원칙적으로 꼽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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