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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이야기들/대전제-흥미로운 이론

제자백가 : 공자 맹자 묵자 장자 한비자 가 주는 의미

세계 역사 흐름의 패턴을 가만히 보고있노라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국가가 평화로운 시기가 지속되어 안정화 된다면 그 국가의 백성들은 기존의 삶의 양식을 존중하고 그대로 따르거나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며 또는 개조하여 변형시켜 문화적으로 상당히 발전하는 모습을보입니다. 국가적 번영이 시작되는 것이죠.


그러나 전쟁으로 지옥과 같은 세상이 펼쳐지고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져 많은 이들이 고통스러워 할 때면, 비로소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사상, 철학, 종교, 이념 등이 탄생하게 되는데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해답을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중국에서는 기존에는 보지 못했던, 성인(聖人)으로 평가받는 사상가 및 철학자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우리가 익히 듣던 공자, 맹자 그리고 묵자, 장자, 한비자 등이 그 사람들이죠. 그리고 그 시대는 춘추전국시대라는 전쟁과 살육으로 강자가 약자를 집어삼키는 것이 당연하던 약육강식의 시대였습니다.



▲ 고대 춘추 전국 시대, 제나라 도시 모형


주나라가 천도를 하고나서 중국 지역 전역의 제후들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약해지자 제후들은 힘으로 다른 제후들을 쳐치는 전쟁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서 승자는 하나가 나오게 되는 춘추전국시대 토너먼트가 시작된 것이죠. 그 무질서와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백성들이 떠안게 됩니다. 이러한 춘추 전국 시대는 B.C. (기원전) 771년부터 B.C. 256년 진 시황이 진나라로 중국대륙을 통일할 때까지 약 515년간 계속됩니다.




공자 (B.C. 551~B.C. 479, 본명: 공구)


이런 혼란한 시기를 종결시키고 다시금 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해 공자를 위시한 제자백가들이 저마다의 생각과 방책을 들고 사람들에게 그 뜻을 펼치게 됩니다. 재밌는 건 중국에는 제자백가들이 나왔고 이들과 동시대에 고대 그리스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을 지닌 철학자, 사상가들이 나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바로 이들인데 우연치고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 소크라테스 (B.C. 407~B.C. 399, Socrates) 가운데


그리고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 및 철학자들과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및 철학자들은 각각 성양과 동양의 삶의 방식을 정해버리고 사람들의 사고와 생각의 틀을 만들며 짜줬으며 이를 수 천년 동안 지속시켜 심지어 지금도 서양과 동양은 이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단지 차이라면 그리스의 서양 철학자들은 자연의 원리에 심취해 있었고, 동양 철학자들은 인간의 삶에 깊이 빠져있었습니다.



유가 (공자, 맹자, 순자)


▲ 맹자 (B.C. 372~B.C. 289, 본명: 맹가)


춘추시대 (B.C. 770~B.C. 403) 말기 무렵에 공자는 유가 사상을 만들어 제후들을 만나 그 뜻을 설파했지만 공자의 뜻을 받아들이는 왕은 없었습니다. 공자는 질서를 중요시하여 예(禮)를 질서의 원리로 설명했고 이는 유교의 기초가 됩니다. 전국시대 (B.C. 403~B.C.221) 에는 맹자와 순자가 유가의 맥을 이어 갑니다. 제자백가 중, 맹자는 힘으로 이득을 취하는 '공리'를 배척하고 왕과 덕과 어짊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왕도정치를 주장합니다. 인간의 원래 선하다고 보았기에(성선설) 가능성을 높게 산 것이죠. 순자는 맹자의 성선설을 반대하고 인간은 원래 악한 존재라는 성악설에 기초하여 이를 바로 잡기위해 '예'를 중시하는 가치를 내세웁니다.



묵가 (묵자)


▲ 묵자 (B.C. 470~B.C. 391, 본명: 묵적)


전국시대 초기에 활동하던 제자백가 중에 묵자는 공자의 유가 가상인 계급과 질서 유지에 반대하는 사상과 철학을 내세웁니다. 평등을 외치고 모든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겸애) 정신을 강조하죠. 하지만 결국 공자의 인의(仁義) 정신과 묵자의 겸애(兼愛) 정신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단지 공자는 상하질서의 유지와 안정에 포커스를 맞췄따면 묵자는 수평적 관계에서 인재등용과 인의를 갖춘 이들을 마음으로 존중할 것을 주장하고 절약정신도 언급하죠.



도가 (장자)


▲ 장자 (B.C. 369~B.C. 286, 본명: 장주)


제자백가 중, 무위자연으로 유명한 도가의 장자는 상당히 철학적으로 매력적인 고차원적 사고를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사람이 욕심에 의해 피폐해지고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자유를 놓치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곤 했었죠. 위 그림은 장자와 나비에 대한 유명한 일화를 나타낸 것입니다. 장자가 풀밭에 누워 잠시 눈을 붙였는데 나비가 가볍게 날아다니는 꿈을 꿨던 것입니다. 



그 순간 자신이 나비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는 것인지에 대해 파악할 수 없던 애매모호한 상황을 겪고나서 보니 짧은 삶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백성들과 왕와 군주들이 그토록 필사적으로 얻으려 하는 것들에 무상함을 알게되었다는 것입니다. 장자의 식견에 탐복한 어느 왕이 장자를 재상으로 모시기 위해 사람을 보내나, 장자는 이를 거절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택합니다. 후에 도가사상은 도교로 발전하나, 도가와 도교는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법가 (한비자)


▲ 한비자 (B.C. 280~B.C. 233, 본명: 한비)


제자백가 중에, 한비자는 사람을 믿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제도와 구조인 법적 시스템으로 나라를 통치할 것을 제안한 인물입니다.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는 춘추시대를 끝내는 진 시황에게 법의 엄격함과 그 것을 시행하는 술책에 대해 말씀을 올리고 진 시황은 이런 한비자에게 탐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한비자와 다른 견해를 지닌 진나라 승상 '이사'에 의해 독살형으로 죽임을 당합니다. 후에 '이사'도 조고의 모함에 의해 허리가 잘리는 요참형으로 죽게되죠. 한비자의 법가사상은 오늘날 법치주의 관점과 많은 부분이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 노자 등 제자백가


특히 공자의 유교사상은 동아시아를 2,000년 동안 지배하게 되는데, 지금도 공자와 그 제자들이 나눈 대화내용을 적은 《논어》는 많이 읽히고 있습니다. 유교 경서인 4서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와 5경 (시경, 서경, 춘추, 예기, 춘추)은 당시 선비라면 누구나 알고있어야 하는 필서였을 정도였습니다. 도교 또한 도가사상을 종교로 발전시킨 것이고 법가도 조선의 《경국대전》에 기반한 정치를 펼치는데 원조 사상이었다고 할까요. 이렇게 제자백가의 철학과 사상은 많은 아시아인 정신구조를 지배하게 됩니다.



▲ 동서양 동시대에 만들어진 제국 로마와 한나라


결국 한나라는 이런 제자백가 사상의 기반위에 세력을 모아 진나라를 무너뜨립니다. 그 시기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사상 철학가 들이 만든 가치관의 기반 위에 로마 제국을 건설하게되죠. 이 둘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져서 비슷한 시기에 망하게 됩니다. 한나라와 로마 제국이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이 두 세력을 시작으로 서양과 동양은 각자의 길을 걸으며 각자의 스타일로 발전하게 됩니다. 결국 1900년대에 와서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세력은 아시아가 아닌 서양세력으로 결정이 납니다.



▲ 마테오리치(이탈리아, 로마 카톨릭) 와 서광계(명나라 중국)


지금 우리는 서양의 학문을 바탕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있으며 서양의 물질로부터 편리성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정신과 서양의 물질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있는데, 왜 동양은 서양에게 밀리기 되었을까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사상 철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들은 자연과학에 대해 중히 여기고 있었고 끊임없이 외부 개척을 시도하고 관철시킨 이들입니다. 하지만 고대 중국의 제자백가 사상 중, 유가의 사상을 발전시키는 아시아 세력은 왕을 정점으로 시작하여 백성들까지의 인간 관계와 그 질서의 유지에 초점을 맞춰왔고 무엇보다 그것의 유지를 위해 인위성과 비합리성을 계속 간과하였기 때문에 경제, 과학, 자본, 금융 부분에서 어느순간부터 서양에 뒤쳐지기 시작하였습니다.



▲ 제자백가를 낳은 아시아 지역


그렇다고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훗날 도가사상이나 묵가사상이 세계의 주류학론론의 기원이 될 수도 있겠죠. 지금 현재 시점이 인류 행보의 결론지점은 아니니깐요. 다만 춘추전국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이 제자백가들을 낳았듯, 지금 현대시대가 낳은 어려운 문제들은, 지금의 시대 정신에 가장 부합하며 가장 적합한 과학에서, 그리고 그 과학을 낳은 서양 철학과 서양사상을 제자백가로 대표되는 동양 사상과 철학보다 우선해서 꺼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나서 제자 백가들의 도가사상으로 자신을 치유하고 유가사상으로 사회적 연대감을 높이며 묵가사상으로 사람들을 아끼고 법가 사상으로 국가의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데 보완책으로 활용하고 신경쓴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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